1. 서론
1) 이사야 벌린의 틀(소극적 자유/적극적 자유)로 본 밀의 자유 개념 파악에 대한 논의들
*소극적 자유: 외부 간섭의 부재, 적극적 자유: 주체적으로 자신이 결정한 일을 할 수 있는 것
소극적 자유 | 이사야 벌린 | 밀은 소극적 자유인 외부 간섭의 부재를 주장하고 있음 |
존 그레이 | 소극적 자유를 의미함 | |
적극적 자유 | 퀜틴 스키너 | 적극적 자유를 주장하고 있음 |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 지오바니 지오지니 | 소극적·적극적 자유 모두 다루고 있음. 매우 다층적이어서 하나의 틀로 설명이 불가능함. 따라서 벌린의 구분을 극복할 수 있는 틀이 필요함. |
김정래 |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동시에 제시함. 밀은 개별성 개념을 이용하여 사회적 존재의 중요성을 서술하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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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현 |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동시에 제시함. | |
이창희 | 소극적 자유를 수용하면서 적극적 자유를 승인하여 자유주의의 확대를 모색하였다고 봄. |
2) 소극적/적극적 자유 구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사례
-매칼럼: 자유는 오직 하나의 개념만이 있다. 자유는 어떠한 제약 조건으로부터의 자유인 동시에 무엇을 하거나 무엇이 될 수 있는 능력이나 기회를 의미
-벨라미: 벌린의 자유 논의는 소극적 자유의 전제가 되는 원자론의 개인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함.
-벌린: 자신이 주인이 되는 자유와 자신이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유는 논리적으로 다르지 않다. 같은 것을 소극적 그리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언급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함.
⇨ 저자는 밀의 자유 개념이 매우 다층적이므로 하나의 잣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하는 지오지니의 주장을 받아들여 벌린의 이분법의 인식론적 창틀에서 벗어나 밀의 논의에 충실하면서 밀의 자유 개념을 파악하고자 함.
다. 본 논문의 논의
1) 민주주의가 실천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관찰하면서 밀이 제시하고 있는 새로운 인간상에 대해 논의
2) 새로운 인간에게 필요한 개별성의 의미에 대해서 밀의 논의를 중심으로 면밀하게 탐구함으로써, 개인의 자유와 개별성, 그리고 공리주의의 관계에 대해서 분석
3) 개별성을 위해 밀이 제시한 합리적 자유와 이를 보장하기 위한 인간관계로서의 상호 우월성을 인정한 호혜 관계를 살펴보면서 여타 자유론자들이 간과하였던 심리적인 자유, 나아가 인식의 자유에 대해서 논의
2. 민주주의와 새로운 인간상의 필요성
1) 민주주의가 실천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사회 혼란과 붕괴로 개인의 정체성과 기존의 사회관계를 지배하는 원칙에 변화가 필요해졌다.
-민주주의 환경에서 개인의 자아는 공적 특성을 갖게 되는데 토크빌은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많은 사람이 결정하는 방향을 무조건 수용함은 자신을 부정할뿐더러 민주주의에서의 개인의 공적인 임무를 포기하는 것으로 보고 밀 또한 개인이 사회적인 의무에 대해 고려하지 않으면서 이기주의가 인간 행위의 지배적인 동기가 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개인이 다른 사람들의 판단과 관습에 동조함으로써 사회에 대한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책임을 소홀할 수 있다고 하였다.
2) 새로운 인간상의 필요
-계급 사회에서의 개인의 정체성은 태생과 깊은 관련이 있는데, 민주주의에서의 개인의 정체성은 변화하는 환경과 자신의 노력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할 필요가 있으며 밀은 개별성을 이용해서 민주주의에 적합한 개인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다.
-개별성 제고를 위해서는 대중의 압력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자유가 형성될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
3. 개별성, 인간의 행복, 그리고 자유와의 관계
1) 밀의 논의에서의 자유와 개별성의 관계
-밀의 자유는 공리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개별성을 중요한 개념으로 상정하고 있으며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기 위해 개별성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개별성이란 (잠정적으로)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계발하여 자신이 선택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역량’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러한 성격이 자신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 형성되었다면, 그것은 개별성이 아니다. 따라서 밀은 주체적으로 자신의 성격을 만들어 가면서 발전시켰을 때 이를 개별성이라고 한다.
:저자는 객관적으로 이상적인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해 언급이 없음을 지적.
-개인의 최선의 윤리는 바로 자신의 행복이며, 개별성은 개인의 행복만이 아니라 사회와 개인의 진보에 매우 중요하다.
⇨ 개별성은 밀의 질적공리주의와 자유에 대한 논의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의 중요한 개념이다
개별성을 위해서는 자유가 확보되어야 한다.
2) 성찰을 통한 자기 극복으로서의 개별성 제고
*개별성(individuality)은 무엇인가?
-개별성은 낭만주의자들에 의해 제기된 개념으로 개인의 독특함이나 기이함을 의미함.
-독일의 낭만주의자들인 괴테(Goethe), 헤르더(Herder), 그리고 훔볼트(Humboldt)에 의해 제기되었으며 낭만주의 시대와 이후에도 부르주아 자유주의 이념에 저항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
*밀의 개별성
-기존의 개별성과 다르게 민주주의에 적합하게 수정하여 새롭게 정의하여 밀의 질적 공리주의와 개인의 자유 관계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된다.
-고립된 개인이 아니라 사회 협조와 사회의 응집력을 기반으로 하여 개인들의 능력이 번창함을 의미하므로 반사회적이지 않다.
-세상을 경험하면서 형성된 자신의 가치와 염원을 반영하는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할 때 나타나며 자율성과 유사하지만 보편적 이성을 근거로 하는 칸트의 자율성과는 다르다.
*개별성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
-자신들을 남의 손에서 놀아나는 도구로 전락시킬 수 있는 수많은 정치, 경제, 문화적인 압력들에 대해 어떠한 성찰도 없이 순응하지 않고자 하며 자신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는 방법이 된다.
-각자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을 실패하면, 민주주의에서 개인의 특성인 공적 임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직간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위험을 초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습관적이고 충동적인 동조 행위로 인식하지 못하는 자아 상실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개별성 추구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 영향을 미치거나 받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삶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개별성 고양을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여러 가치와 믿음 등에 대해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성찰하면서 자기극복을 할 수 있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3) 자유를 제재하는 주체의 변화와 밀의 인간의 본성에 대한 논의
-자유를 침해하는 주체가 국가나 정부에서 사회로 이행되면서 자유와 횡포 개념의 의미가 변화하였고 밀의 인간 본성에 대한 이론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밀은 자유에 대한 사회적인 위협을 외부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 스스로 자유를 포기하는 것으로 보았다.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양도하는 사람들, “자유를 원하지도 않고 그들 스스로 그것을 이용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수적으로 우세하기 때문에 사회가 독재로 타락하고 있으며 이것이 진정한 위험 요소임을 주장한다.
-스스로가 자유를 원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자유의 개념을 외부 세력에 의한 상실이 아닌 개인의 성격의 요소로 변경하게 되며 자유 상실의 원인을 개인의 내부 역량으로 초점을 두고 이는 사회의 진보에 관한 생각과 관련이 있다.
-밀은 사회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모든 사람이 독립적이고, 합리적으로 자신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으며 ⇨ 이사야 벌린의 적극적 자유와 관계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으나 내부 역량을 살펴보면 적극적 자유 이상의 자유를 의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 눈에 보이지 않는 제약과 개별성의 관계
-밀은 기존의 자유론자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다양성을 위협하는 심리적 압박(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로부터의 제약)을 간파했다.
-밀은 개인의 행복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자신의 독특함을 보장하는 고유한 정신적인 세계이며 지적능력인 내면적인 세계(internal culture)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이 내면의 세계는 개별성과 깊은 관련이 있다.
-밀이 내면의 세계와 개별성을 연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밀은 개인의 자유에 영향을 끼치는 현재의 제약뿐만 아니라 ‘과거에 행해진 제약’이 초래할 수 있는 효과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밀은 개인이 전통에 순종한다는 사실보다 성찰없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밀의 자유 개념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행동을 하는 시점’에 간섭이 없는 자유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의 모습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는 필요 조건이 되며 개별성 제고를 제약하는 것들을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독재(despotism)라고 간주하고 개별성은 개인이 스스로 자신을 위해 의식적으로 선택함을 의미한다고 주장하였다.
*논의 요약
-밀은 자유의 중요성과 수정공리주의를 연결하기 위해 개별성 개념을 중심으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함
-벤담의 양적 공리주의에서 놓치고 있는 개인의 독특성을 보장하기 위해 공리주의를 수정하면서 개인이 자기 행복을 주체적으로 추구하기 위한 선결 조건으로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개별성 제고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해 합리적 자유와 사람들 간의 바람직한 모습인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제시하고 있다.
4. 도덕성이 전제된 합리적 자유와 상호 우월성을 인정한 상호 호혜 관계
-밀은 개인의 주체적 삶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 환경으로서 합리적 자유를 제시하고 있으며 합리적 자유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된 개념으로 개인만을 강조하는 개념이 아니라 ‘관계에서의 자유’를 의미한다.
-밀은 <여성의 종속>에서 합리적 자유를 위해 바람직한 사람들 간의 관계로서 “상호 우월성을 인정한 상호 호혜 관계(reciprocal superiority)(Mill, 1869/2006, 182쪽)를 주장하고 있다.
: 사회에서 서로 간의 다른 점을 배우고 서로 위해 주고 협조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깨우치는 지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관계
-타인의 심리적 압박이나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인식론적 차원에서의 횡포 등, 정치적 혹은 사회의 삶에서 제외시키고 사람들의 선택권을 축소할 수 있으며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을 침해하는 수많은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
-특히 성문법에서는 보장되는 자유가 사회 분위기에서는 그렇지 않음을 경고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세력들 간의 균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밀은 스스로가 위축된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이 주체가 될 수 있는 합리적 자유의 삶을 영위해야 한다고 한다.
⇨ 명문화된 법과 함께 모든 사람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을 위해, 타인에게 그 어떤 압력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도덕성이 전제된 합리적 자유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5. 결론
-밀은 관계에 근거한 개인을 상정하므로 벌린이 제시한 소극적 자유의 전제인 원자론적 개인을 부정하고 있으며 실체가 있는 압력뿐만 아니라 개인의 심리/인식에 영향을 주는 사회 압력과 개인의 자유 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주변의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 강요 형태로 나타나는 타인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망을 방지하기 위해 의견을 표현하는 자유, 토론의 자유, 지적인 자유가 필요하다.
-상호 우월성을 인정한 호혜적 관계를 강조하면서 상호 협조 하에 자신 의견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해 나가는 열린 커뮤니케이션으로 ‘소크라테스식 대화법’을 우선시 하였다.
-친숙하지 않은 경험과 새로운 생각들을 접하면서 기존의 가치관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자세와 노력으로 자신을 파괴할 필요가 있다.(수용성과 공감능력) ⇨ 학습을 통해 형성됨.
-밀은 타인의 영향을 벗어나 ‘인식의 주체로서의 개인’이 되기 위한 사회적인 분위기와 사람들 간의 바람직한 관계의 모습을 제시함으로써 질적 공리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연결하고자 하였다.
-성찰이 없는 동조자와 집단의 논리를 강요하는 행동은 개인의 개별성을 침해함을 알아야 하고 타인이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할 기회를 보장하면서 충분한 토론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자신 논리의 무오류성을 강조함은 자신 논리의 결함을 수정할 기회를 포기하면서 개별성을 스스로 침해하고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문제1> 개별성 추구는 개인의 자유를 위함인가? 사회진보를 위한 의무인가?
밀은 개별성 추구가 가능한 환경을 위해 사회 압력으로부터의 심리적 자유와 인식론적 자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개별성 추구는 개인의 행복과 연결되는 내면의 세계와 관련이 있다고 하며 사회 진보에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밀이 주장하는 자유와 개별성의 기저에 바탕하는 철학은 공리주의다. “나는 효용이 모든 윤리적 문제의 궁극적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자유론). 공리주의 관점에서 보면 개별성 추구를 포기하는 개인은 사회 진보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개별성 추구는 개인의 자유를 위함인가, 사회진보를 위한 의무인가?
개별성을 추구하는 개인과 사회는 이상적이다. 또 밀의 언급으로 발견된 심리적 자유와 인식론적 자유는 민주주의가 발달해 오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보다 큰 자유를 보장해 주었을 것이고 나 또한 수혜자의 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개별성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하는 자유는 버겁다. 쉬지 않고 자기 계발을 해야 하는 현대인들이 생각나기도 한다. 개별성 추구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사회진보를 위한 의무가 아닐까?
<문제2> 현대인이 경험하는 사회 압력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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