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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2015

tobepurple 2023. 11. 1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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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마쓰오카 조지
*출연: 고바야시 가오루, 후와 만사쿠...
 
 
 
 
 
 


 
 

어떤 공간이든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도시의 뒷골목, 중심에서 밀려난 인간들에게 안식의 공간이 되어 주는 식당이 있다.

이 공간을 지키며, 어떤 정체성을 지니든 상관없이 받아주는, 바다처럼 넓은 성품의 주인공을 손님들은 '마스터'라고 부른다.

 

 
그는 주변인들과 도시의 소외된 곳에서 함께 살아가며
특별한 음식과 분위기로 그들의 삶에 따뜻한 휴식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 영화는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시작하는데,
도시의 밤이 주는 유난한 쓸쓸함이
마스터의 얼굴에 깊게 난 칼자국과 표정에 그대로 묻어난다.

 


스트립쇼 극장을 운영하다가 손님이 없어 문 닫는 공연 관계자들, 

동네에서 조폭 생활을 하는 사람,

여장이 취미인 남자들,

일하지 않고 부자 남자의 세컨드 생활로 밥벌이 하는 여자 등등..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이지만 마스터나 손님들이나 서로의 정체성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옆에 앉은 사람이 게이여도 전혀 개의치 않고
스트립걸이든 유부남과 사귀는 세컨드든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저 동등한 사람으로 대해준다.

이 부분이 위대해 보이기도 하지만

'나도 저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게 없어.'라고 인식하는 것만 같아서 한편 더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정체성을 갖고 있든 그 사람이 배신을 한다거나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역력히 싫은 기색을 내보인다.

그래서 세컨드는 식당에 오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 자체가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는 상관하지 않지만 
그 사람이 저지른 일에는 책임을 묻는다.

 

비록 크게 성공한 인생은 아니지만
인간이라면 지켜야 하는 선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 것이며


너도 인간이니 이 정도는 지키라는 일종의 압박이다.

가장 좋은 교육은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영화는 다양한 정체성을 지닌 타인을 포용하는 것과

난처한 상황에 놓인 이웃을 돕는 모습을
 우리에게 가르친다.

나는 이 영화의 쓸쓸함마저 좋다.

 

좋은, 영화이다.